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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예찬 (BRANDING STORY)

허먼 밀러와 비트라에 대한 생각. 그리고 뉴에어론

다른 카테고리 보다는 이 '소비예찬' 카테고리에서는 제 전문성과 저희 취향을 확실히 녹여보고자 합니다. 물론 그냥 1일 1포스팅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 쓸모없는 포스팅들도 종종 보이겠지만.. 그 이전에 한 사람이 오랫동안 갈고 다듬은 나름? 세련미 있는 취향이 글을 통해 출력되고, 그 출력되는 과정을 통해 필자인 저의 취향이 보다 더 정교해지고 날카로워 지기를 바라는 작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 살짝 번거롭고 피곤할 수도 있는 이 포스팅을 통해 이 카테고리의 격을 조금 높여보고자 합니다.저에게 의자라는게 듀오백이 전부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냥 편하다고 하니까 편한가보다의 시절 저는 무엇이 편한지도 모른채 저의 어머니의 지갑의 돈을 마음껏 사용해버린 것이겠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 서른이 넘은 저는 늙지는 않았으나 디자인의 미학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어느덧 가심비의 편함이 아닌 진짜 기능성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것이 허먼 밀러의 뉴에어론이었던 것이죠.

허먼 밀러라는 이름 조차 낯설던 시기에 마냥 편한 의자에 앉으면 허리에 좋은가보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요. 괴짜로 유명한 이솝의 창립자의 극찬을 듣고 저는 이 의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솝의 창립자는 에어론을 애용하는 것으로 굉장히 유명합니다.) 그러다가 어떤 마케터의 에어론 체어에 앉아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이때 진심으로 '아 편한 의자란 이런 것이구나'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앉아서 대화하던 그 1시간 남짓 되는 시간에 제 몸이 이해했을 정도로 그 편안함과 틸팅 능력은 위대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가구와 인테리어 의자에 관한 서적을 보며 점차 이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덕질의 시작..'비트라' 무엇이 다른가?

그렇게 저는 허먼 밀러와 비트라에 빠져들었습니다. 워낙에 고가이기 때문에 사고 팔고 하면서 의자에 관심이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여기에 구매를 위한 정보와 간단한 도움이 될만한 가이드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찰스와 레이 임스 부부는 비트라의 시작을 구축한 위대한 가구 디자이너들입니다. 미국과 아시아권에서는 허먼 밀러의 이름으로 판매가 되고(미국 생산), 유럽권에서는 비트라가 유통을 맡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스위스 자사 공장) 비트라는 아시다시피 제조사 보다는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앞세워 마케팅을 하는 브랜드입니다만 허먼 밀러는 제조사 자체를 마케팅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같지만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감과 품질 역시 같아보이지만 비트라의 가격이 좀 더 높습니다.

비트라는 임스 부부의 제품 뿐만 아니라 조지 넬슨, 장 프루베의 가구를 최고의 품질로 당시 그대로 재생산을 하고 있는데요. 재미있는 점은 그럼에도 디자이너들의 오리지널 피스는 경매 사이트 등에서 굉장한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예술 작품이 그러하듯 나만 알더라도 그 오리지널은 위대한 것이겠죠.

제품의 가격 스펙트럼

비트라의 의자들은 사실 개인적인 생각일 수도 있지만 굉장히 비싼 편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제 책상 옆의 플라스틱 툴박스의 가격이 5만원대라는 것 부터가 제정신인 가격은 아닌데요. 많은 의자 매니아들에게는 생산이 중단된 제품의 이미지 때문이지 실제로는 넓은 가격의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그들의 주장처럼 제가 제품의 가치와 품질을 몰라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라는 것은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위의 제품은 임스 부부가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 공모를 할 떄 출품한 라운지 체어 라세즈 인데 무려 1500만원에 달하는 미친 가격입니다. 물론 작품으로 봐야하는 부분이 더 크긴 하지만 좀 더 접근성이 있는 가격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은 비트라 가구들을 보면서 항상 하는 생각입니다.

비트라의 포지셔닝 그리고 오피스 가구

비트라의 포지셔닝은 이케아와 완전히 다른 길을 선택했습니다. 미적인 아름다움과 as가 필요 없을 정도로 고품질 제품을 가지고 싶어하는 소비자를 위해 제작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이는 국내 가구 매장들을 살펴보면 이케아의 이미테이션은 찾기 어려워도 비트라의 이미테이션은 미친듯이 전시되어있는 상황을 보면 어느 제품이 더 상징적이고 더 매력이 있는가에 대한 대답은 충분히 될 것 같습니다. 오피스 가구들 특성상 중간에 모든 가구들을 체인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습니다. 직원이 늘어날 수록 기존의 가구를 바꾸기 보다는 새로운 가구를 들이는 선택을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좋은 오피스 가구를 선택해야 그 후가 쉽습니다. 최근 비트라의 제안 역시 오피스 가구에 굉장히 포지셔닝이 되어있습니다. 저도 창업을 해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벽과 조명을 바꾸고 창문을 다듬는 것보다 좋은 오피스 가구가 훨씬 나은 오피스 환경을 제공합니다. 제가 에어론 체어에 관심을 가지고 몇년 후 네이버에서 전 직원의 의자를 에어론 체어로 바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단순한 소식 하나에 왜 대기업은 다른지 쉽게 이해가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블로그를 읽으시는 많은 분들이 자신의 업무환경에 대한 열정이 굉장할 것이라 저는 생각이 됩니다. 지금 앉아있는 이 에어론 체어에서 저는 정말 수많은 아이디어와 초몰입으로 많은 독서와 과제들을 수행했고, 그것들의 합이 오늘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야기지만 최근 침대와 베개의 중요성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습니다만 의자를 100만원 이상 주고 구매하면 굉장한 사치처럼 바라보거나 혹은 유난떠는 사람으로 보는 사람들이 제 주변에는 꽤 있었는데요. 어떤 노래가사처럼 우리가 눈을 감을 때 기억할 만 한 것은 눈을 뜨고 있을 때의 자기 자신일 것입니다. 매일 낮과 밤 치열하게 싸우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집중력을 위해서 고민없이 지르시기를 강하게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