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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예찬 (BRANDING STORY)

사이즈 오브 체어 개봉기, 시디즈 의자 t50을 위협하다

최근 의자씬에서 굉장히 재밌는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오래 전 '수험생 의자'의 대명사로 혼자서 거의 시장을 장악하던 듀오백의 자리를 시디즈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뺏었듯 최근에 시디즈의 스테디 셀러인 t50을 위협하는 의자 브랜드가 있는데요. 바로 사이즈 오브 체어. 일명 '사오체' 입니다. 사실 오늘날의 시디즈를 만들어준 T50의 명성에 디자인적 요소나 기능적인 요소는 외국 브랜드의 카피? 의혹을 완전히 벗기는 힘들다고는 생각합니다만.. 회사의 규모력이나 자금력에서 t50을 뛰어넘는 의자가 나오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시기는 어느덧 2020년. 여러 신흥 브랜드들이 '초개인화 기술'을 무기로 대기업의 굳건했던 성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019년을 완전히 대변하는 트랜드는 '뉴트로'라고 생각을 하였었는데요. 2020년을 완전히 대변하는 트랜드는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의 장점을 오롯이 잘 살린 브랜드가 '사이즈 오브 체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의자는 그렇다면 무엇이 다를까?

"이제 당신의 사이즈에 앉으세요" 라는 강력한 카피 라이팅처럼 사이즈 오브 체어는 개개인의 사이즈에 맞게 의자를 제작해서 전달해줍니다. 이것은 위에 말했던 소비자의 니즈를 맞춰 제시한다는 것을 넘어서서 개인을 나노 단위로 나누고 그들의 니즈에 맞춰서 전달하는 측면이 강합니다. 아래의 상세 페이지는 얼마나 이 의자 브랜드가 2020년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상세 페이지입니다. 많은 데이터를 거쳐 그들의 니즈에 맞춰 판매를 한다. 이것이 현재 t50의 아성을 뛰어넘는 크리티컬 포인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구매해 보았습니다

궁금증을 못 이겨 그래서 구매해보았습니다. 무엇이 다르고, 얼마나 나의 신체 사이즈에 맞췄을까 싶은 호기심에 회사에서 사용하던 허먼밀러의 에어론을 제끼고 이 제품을 선택해보았습니다. (가격적인 고려도 충분히 있었습니다..ㅎ) 처음에는 정말 거대한 박스가 집 앞에 놓여있어 적잖이 놀랐었습니다만 일단 낑낑대며 집 안까지 들여와서 언박싱을 시작해보았습니다.

사이즈 오브 체어. 줄자의 디테일이 해당 브랜딩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옆면의 카피라이팅은 강한 고딕체로 그냥 때려박았습니다. 밑에는 made in korea. 국내의 가구공단에서 외주생산없이 만드는 자부심을 보여줍니다. ( 제가 알기로 시디즈 역시 국내에 어마무시하게 굉장히 큰 자체 공장에서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으로 하루~이틀 정도 방역차원에서 시간이 더 걸려서 의자를 받았기에 설레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런 설레는 마음으로 박스를 열어보았습니다만..?! 나사에 살짝 녹슬어 보이는 마감이 있었는데.. 다행히 지워지긴 했으나 조금 찝찝한 마음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이 큰 규모를 반품시키고 뭐 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번거로움이라 그냥 사용해보기로 하였습니다만 지워졌으니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충 펼쳐놓고 조립하고 앉아보았는데, 확실히 의자의 틸팅은 탄탄하고 짜임새가 있었습니다. 암레스트의 자유도 또한 마음에 들었구요. 일단 63일의 반품 기간을 제안한 것 자체가 사악한 블랙컨슈머가 많은 한국에서 대단한 시도로 보입니다. 물론 위에서 저처럼 일단 이 육중한 의자를 사용하다가 다시 반품한다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지만 개인 사업을 하면서 느꼈던 것은 블랙 컨슈머들은 비행기라도 택배에 싸서 반품 시킬 여지가 충분하기에 63일의 반품을 제안한 것은 정말 품질 면에서 큰 자신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품질 보증서와 구어체의 어투를 보면 애플이 생각납니다. 벤치마킹 했을 것이 분명하지만 의자 브랜드니 전혀 문제없어 보입니다. 디테일한 부분과 a/s 부분에서 정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보이는 브랜드입니다. 향후 몇 년안에 라인업이 더 탄탄해진다면 정말 국내에 무서운 의자 브랜드가 하나 나올 것이라 미리 조심스럽게 예견해봅니다.


 

그리하여 총평

확실히 괜찮은 제품입니다. 가격은 42만원. 비싸다면 비싼 가격이지만 사악하기로 유명한 이 가구 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속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사실 국내 사무용 의자는 시디즈가 장악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대부분의 선택지를 시디즈가 가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재 사이즈 오브 체어의 라인업은 단 하나. 그리고 컬러 2개 뿐입니다. 거의 단일 제품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적은 선택지를 가지고 개인의 특수성에 맞췄다는 전략하나로 이렇게 키운 것만 봐도 이들의 마케팅의 저력과 제품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해외의 고가 의자에 비할정도의 의자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50만원 근처의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했을 때 가격이나 이것저것을 고려하여 저는 '사이즈 오브 체어' 확실하게 권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